마케터가 주목할 다중세계 활용법: 스토리텔링, 팬심, 이입
다중세계(multiverse) 개념은 더 이상 영화나 소설에만 머무르지 않고, 마케팅 전략의 핵심 도구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특히 브랜드 세계관을 구축하고 팬덤을 유입시키는 과정에서 다중세계는 깊은 스토리텔링과 감정적 이입을 유도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입니다. 본 글에서는 스토리텔링, 팬심, 이입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마케터가 다중세계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실용적 사례와 함께 분석합니다.
스토리텔링: 브랜드 세계관의 다차원 설계
현대 마케팅은 단순한 제품 설명을 넘어, 스토리 기반의 브랜드 설계가 핵심입니다. 여기서 다중세계 개념은 스토리텔링의 깊이와 다양성을 극대화하는 도구로 활용됩니다. 단일한 세계관이 아닌, 복수의 가능성과 서사가 공존하는 구조를 통해 소비자는 반복적 몰입과 새로운 해석을 경험하게 됩니다. 대표적인 사례는 디즈니+에서 서비스되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입니다. 마블은 각각의 영화와 시리즈가 독립된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다중세계 속에서 서로 교차하고 확장되는 구조를 취합니다. 이처럼 복합적인 세계관은 스토리텔링에 유연성을 부여하고, 팬들의 해석과 추측, 소통을 유도하여 자연스럽게 브랜드와의 연결 고리를 강화합니다. 브랜드가 다중세계를 기반으로 스토리를 설계하면, 마케터는 특정 캠페인이나 콘텐츠가 다양한 방향으로 해석될 수 있도록 구성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 제품 런칭을 현실 세계의 이야기로 풀어낸 뒤, 평행 세계에서는 그 제품이 ‘어떻게 쓰였을지’를 상상하게 만드는 캠페인을 기획할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 광고보다 더 강력한 스토리 경험을 제공합니다.
팬심: 다중세계와 팬덤의 시너지
팬덤은 단순 소비자 집단이 아닌, 브랜드 세계관을 유지하고 확장시키는 핵심 집단입니다. 다중세계 전략은 팬덤의 창의성과 참여 욕구를 자극하며, 자발적 콘텐츠 생성(UGC)과 커뮤니티 활성화로 이어집니다. 팬들은 주어진 이야기의 다른 버전, 다른 시나리오를 상상하고 직접 만들어내며 브랜드와의 유대감을 키워갑니다. 넷플릭스의 《기묘한 이야기》는 메인 줄거리 외에도 각 등장인물의 과거나 외전격 세계를 팬들이 자발적으로 설정해 스토리를 재구성한 사례가 많습니다. 이는 다중세계적 구조가 팬들에게 ‘내가 생각한 또 다른 세계’를 상상하고 만들 수 있게 하는 기반을 제공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팬덤 기반의 다중세계는 마케터 입장에서 강력한 바이럴 효과를 불러옵니다. 팬들이 직접 콘텐츠를 만들고 공유하며, 타인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자연스럽게 브랜드 노출이 확장됩니다. 예를 들어, 빙그레의 '빙그레 왕국'은 캐릭터 기반 다중세계로 팬덤을 구축하고, 유튜브, SNS 등 다양한 채널에서 팬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콘텐츠를 재생산하는 구조를 성공적으로 구축했습니다. 마케터는 팬들의 자발적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열린 구조의 세계관을 설계하고, 이를 유연하게 수용하는 브랜드 태도를 통해 강력한 커뮤니티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이입: 소비자가 '살아보는' 세계 만들기
감정적 이입은 소비자가 브랜드와 깊은 정서적 관계를 형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다중세계 전략은 소비자가 다양한 선택과 결과를 경험하면서, 브랜드 세계 안에서 '살아보는' 구조를 형성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이는 메타버스, 게임형 콘텐츠, 인터랙티브 광고 등 다양한 방식으로 구현됩니다. 예를 들어, 인터랙티브 웹드라마는 같은 이야기를 여러 선택지로 풀어가며, 시청자에게 ‘이 이야기가 내 선택이었다면 어떻게 될까?’라는 몰입을 제공합니다. 이는 마케터에게 새로운 형태의 캠페인 기획을 가능하게 합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갤럭시 Z플립 출시 당시, 시청자의 선택에 따라 스토리가 달라지는 인터랙티브 영상을 활용하여 소비자의 감정 몰입과 제품 이미지의 결합을 유도했습니다. 또한 메타버스 플랫폼 내에서의 브랜드 경험은 현실과는 또 다른 ‘세계’에서 소비자가 브랜드를 체험하게 만듭니다. 이는 단순히 제품을 홍보하는 수준을 넘어서, 사용자가 브랜드 철학이나 가치에 공감하고 스스로 의미를 부여하는 구조로 발전합니다. 다중세계 전략은 이렇게 소비자가 단순히 외부에서 브랜드를 ‘보는’ 것이 아닌, 브랜드의 세계 안에서 다양한 정체성을 살아보게 함으로써 진정한 감정적 연결을 만들어냅니다. 이입은 결국 충성도로 이어지며, 마케팅 ROI를 크게 높이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다중세계 전략은 단순히 트렌디한 개념이 아니라, 마케팅 실무에서 매우 실용적인 전략 도구입니다. 브랜드는 스토리텔링을 다층적으로 설계하고, 팬심을 자극하는 유연한 세계관을 만들며, 소비자가 직접 ‘살아볼 수 있는’ 이입 구조를 제공해야 합니다. 이제 마케터는 브랜드의 또 다른 세계를 기획할 수 있는 ‘스토리 디자이너’로서의 역량이 요구됩니다.